[참고도서] 있음과 없음, 윤구병
같다, 다르다는 말은(일상) 이다, 아니다(논리)는 말로 바꿀 수 있고 또 이 말은 있다, 없다(존재)로 바꿀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둘레에 있는 서로 다른 온갖 것들을 가르는 기준이 있음과 없음에(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보통 없는 것이라고 할 때 우리는 없음 바로 그것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다. 빠진 것을 가르킨다. 이것과 저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까닭은 이것에 있는 어떤 것이 저것에는 없고, 이것에 없는 어떤 것이 저것에는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여럿의 테두리 안에 있는 하나하나의 것은 저마다 있는 것(있음)과 없는 것(없음)의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것에 있는 것이 다른 것에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에만 있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사람, 소, 말, 개 이렇게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의 감각 기관이나 지각에 와 닿는 것들은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떤 점에서는 있고, 어떤 점에서는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과 저것이 서로 달라서 구별되는 세계는 모두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 현상 세계를 보는 관점은 둘이다. 없는 것, 여럿, 질료, 가능태 쪽으로 시선을 집중하면 감각과 연관된 고유명사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것, 하나, 형상, 현실태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성과 연관된 일반 명사의 세계가 열린다.
[RSM] 3장의 객체의 팩트 표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해 줍니다.
속성의 있음과 없음이 왜 분류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창 밖의 소나무가 시간과 공간이 바뀌어서 저됨을 지니고 있는 까닭은 바로 저것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 아니냐,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소나무이고,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바뀔 수 없기 때문에 늘 되풀이해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간 속에서 반복되고 시간 속에서 지속되는 것은 저 소나무가 있음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있는 것의 특성에 따라 그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시간과 공간의 연속체여서 모든 것이 시간과 공간의 영향을 받아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있는 것은 하나입니다. 따라서 이 세상을 이루는 삼라만상의 하나하나는 있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모두 하나에 참여할 수 있고, 바로 이 때문에 어떤 것으로 규정될 수 있습니다.
[RSM] 직접적으로 설명방식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정체성과 특성과 상태의 관계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